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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 Front-end

8년 차 UX 디자이너, 왜 프론트엔드를 배우기 시작했을까?

rest.all 2025. 6. 5. 12:47

8년 차 UX 디자이너, 왜 프론트엔드를 배우기 시작했을까?

 

지난 8년 동안 UX/UI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개발자와 친구처럼, 웬수처럼 협업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습니다.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산출물을 리뷰하고, 개발자가 구현한 플랫폼을 검수하면서도 한 번도 개발자가 어떻게 코딩을 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고민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왜 디자인과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가?’

‘왜 해당 작업이 어려운가?’

 

그저 의문만 가질 뿐이었죠. 친분이 생긴 개발자에게 직접 물어본 적도 있지만,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운이 좋아 작은 에이전시에서 직급을 가지게 되었고, 원하진 않았지만 프로젝트 전체를 관리하게 되면서도 그들에게 일정 준수와 결과물 검토만을 요구했습니다. ‘난 디자이너이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야.’라고 생각했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안일하고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현실을 마주한 첫 프로젝트

직급을 가지고 처음 맡았던 프로젝트는 내가 디자인을 주관했던 플랫폼이었습니다. 당시 클라이언트는 결과물에 만족했고, 개발팀에 안정적으로 인계했던 프로젝트였지만, 5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다시 해당 프로젝트를 마주했을 때, 그야말로 절망적이었습니다.

개발 일정은 모두 틀어졌고, 구현된 결과물은 디자인 산출물에 비해 퀄리티가 엉망이었습니다. 심지어 기존에 활용 가능하다고 CTO에게 확인받았던 리소스는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구현 가능하다 확답받았던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프론트엔드, 백엔드 할 것 없이 거의 70%의 코드를 실무자를 추가 투입해 새로 작업했습니다. 플랫폼은 겨우 정상화되어 출시되었지만, 남은 30%의 코드로 인해 에러는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결국 그 부분도 새로 투입된 개발자가 수정하며 업데이트해야 했습니다.

프로젝트는 마무리되었지만, 클라이언트의 신뢰는 바닥이었고, 내부에서는 실무자와 운영진 사이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이후에도 비슷하게 개발 단계에서 엉망이 되었던 프로젝트들을 수습하기 위해 약 1년이 소요되었습니다.

디자이너에게도 개발 이해가 필요하다

그 1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현재의 직급과 기획자, 디자이너로서 제대로 일하기 위해선 코딩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갈등도 많았어요. 지금 이 시점에 디자인이 아닌 코딩을 공부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 계속 진화하는 디자인 툴들에 대한 불안감… 피그마는 생성형 AI까지 도입했으니 더욱 그랬죠. 하지만 그래도 저는 변화하는 도구 안에서 꾸준히 적응하며 쌓아온 경험을 믿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프론트엔드를 공부하기로 결심했어요.

지금, 프론트엔드를 공부하며

현재 저는 부트캠프를 통해 프론트엔드 과정을 진행 중입니다. HTML과 CSS까지 진도가 완료되었고, 이제는 JavaScript를 배우는 중이에요. HTML과 CSS를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바로 이겁니다:

“이래서 사람은 배워야 하는구나…!”

 

아직 초심자에 실력도 낮지만, 그동안 디자이너로서 실무에서 겪었던 오차와 오류에 대해 조금씩 왜 그랬는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왜 그때 개발자들이 안 된다고 했는지, 왜 맞추기 어렵다고 했는지, 왜 오류가 나고 형태가 망가졌는지… 이제는 조금씩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물론 JS는 아직… 너무 다른 차원의 학습이라서, 이해를 이야기할 수준은 아니지만.. 😅)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 나눌 이야기

앞으로 이 블로그에는 내가 학습 중인 프론트엔드 내용을 복습하며 정리할 예정입니다. 디자이너로서 프론트엔드 영역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실무에서 겪었던 디자이너와 개발자 간의 소통 오류가 어떤 맥락에서 발생했는지를 되짚어보며 작성하고자 합니다.

이미 많은 실무자들이 이와 같은 고민을 해왔고 또 해결한 사례도 많겠지만, 나만의 시선과 경험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이 블로그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